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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소설을 쓰는 첫번째 이유가 돈인 것은 아닙니다4 2020. 8. 11. 23:00
제가 소설을 쓰는 첫번째 이유가 돈인 것은 아닙니다. 세번째 이유쯤 됩니다.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인생을 걸고 어떤 일을 할 때, 세번째 이유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. 이 밥벌이의 싸움을 피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. 그것이 첫번째, 두번째 전장을 가벼이 여긴다는 의미가 아님을 잘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. 계속 싸워서 글과 돈을 열심히 벌어보겠습니다. 쓰고 싶은 소설을 다 써서 더이상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까지,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겠습니다. - 장강명,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소감 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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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처를 준 사람은 상처에 대해 연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4 2020. 8. 11. 22:56
상처를 준 사람은 상처에 대해 연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. 그러나 상처받은 사람은 그것의 구조와 원인, 역사를 규명하려 한다. 상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쪽은 언제나 ‘약자’이거나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. 때리는 사람은, “왜 그랬을까?”와 같은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고, 맞는 사람을 탐구할 필요가 없다. 나는 어렸을 적부터, 대상이 사람이든 이데올로기든 조직이든, 더 헌신하는 사람이 느끼는 슬픔과 분노, 그리고 열정이 지나간 뒤의 황폐함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. 왜 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이, 더 열정적인 사람이 상처받는지에 대해 분개했다. 이것이 그 어떤 이념으로도 설명되지 않은 인생의 근원적인 불합리이고, 부정의라고 생각했다. 사랑하는 것은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. 상처에서 새로운 생명, ..